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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1 서점에서 책 보기(오프라인 서점을 사랑합시다^^) (4)
요즘 서점에서 책을 보는 새로운 재미가 생겼습니다. 며칠 되진 않았지만(3일-_-;;) 선 듯 발을 내딛지 못하다가  한 번  가보니  자꾸 가게 되네요. 조금전에도 서점에서 책을 보다가 화장실이 급해서 쏜살같이 집으로 뛰어 왔습니다. 성격이 희한해서 공중화장실을 잘 못 씁니다. ㅋㅋ

어릴 적 방학이 되면 동생이랑 같이 하는 취미가 바로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 거였습니다. 당시 진주 시내에 있던 대양서적이라는 곳인데 아침을 먹고 서점으로 가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던 기억이 납니다. 신간 만화책 같은 건 비닐에 싸여 있어서 안타깝게도 보지 못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소설은 마음껏 볼 수가 있었습니다. 서점이 그렇게 크지 못해서 바닥에 앉아서 보거나 서서 책을 보게 되죠.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니 서점처럼 좋은 곳이 없었습니다. 물론 책도 많이 사서 서점 아저씨가 우리 형제가 종일 서점에서 책을 읽어도 뭐라고 하시진 않더군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교에서 귀가하는 시간이 늦어서 거의 서점에 가질 못했습니다. 방학 때도 항상 보충수업이라는 걸 해서 우리나라 고등학생에게 방학은 방학도 아니죠. 다행히 학교에 신설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곳엔 3학년들만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는 곳이라 3학년 만의 특권이었죠. :-)

대학교 1학년 1학기때는 학교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물론 항상 읽는 책은 소설책이죠. 권수가 많은 장편소설들을 좋아해서 별일이 없으면 항상 도서관에서 살았습니다. 덕분에 입학식 때 준 도서대출증은 1학기도 안 되어서 재발급을 받아야 했었죠. 이때까지만 해도 책을 자주 봤었는데 2학기 이후로 책을 본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이상하게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군요. 술과 담배를 알아가는 과정이어서 그런 듯합니다. ㅋㅋ

이렇게 책이랑 헤어진 지 10년이 넘은 듯하네요. 그 동안 뭐하고 살았는지...
이번에 서점에 다시 가게 된 이유는 사진 때문입니다. 나름 고가의 카메라를 샀는데 본전은 뽑아야겠고 남들보단 다른 그런 사진을 찍고 싶어서 동호회도 가입하고 인터넷으로 사진관련 사이트에서 활동은 하고 있는데 마음속에 들어오는 게 별로 없더군요. 제 성격이 활발하지 못해서 사람을 잘 못 사귀는 것도 이유가 되겠죠. 얼마 전에 부산에서 30명 가까운 동호회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냥 인사만 하고 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영 어색하더군요. 어떻게 사진을 효율적으로 배울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에 하나 생각난 것이 서점이었습니다.

마침 제가 사는 동네에 진주문고라는 서점이 있습니다. 어릴 적에는 대양서적이 진주에서 제일 큰 서점이었는데 진주문고가 현재는 가장 큰 서점인 듯 합니다. 진주문고가 아마 진주에 3개 정도 있을 정도로 크진듯 합니다.
하여튼 진주문고에 가서 2층에 사진관련 도서를 모아 둔 곳에서 사진집도 보고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 놓은 책도 보고 그럽니다. 지금 보는 책이 DSLR로 프로처럼 사진찍기(정확한 책 제목이 기억이 안 납니다.) 인 듯한데 그 책을 보는 순간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고가의 렌즈나 스트로보 같은 장비 구매 욕구가 사라졌습니다. 사진은 장비가 찍는 게 아니라 사람이 찍는거더라구요. 책 향기에 묻혀서 편안하게 의자에 앉아 책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겠습니다. 왜 이런 즐거움을 이제서야 되찾게 되었는지 아쉬운 마음이 들더군요. 늦게나마 책 향기에 묻혀서 지내는 즐거움을 되찾게 되어서 마냥 기쁩니다. ^__^

덕분에 이번에 책도 사게 되었습니다. 내가 돈을 내고 책을 산 게 얼마 만인지. 2년은 된 것 같네요. 한 때 yes24가 개설된 후 2년간은 한 달에 꼭 5만 원 정도의 책을 사서 보긴 했는데 이번에 로그인을 하니 1년 동안 로그인을 안 한 휴면계정이더군요. -_-;;

yes24에서 책을 주문하고 생각을 해보니 이거 참 아이러니 합니다.
책 향기에 묻혀 공짜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진주문고에서는 책만 보고 막상 책 구매는 온라인으로 하는 저를 보니 꼭 나쁜 짓을 한 어린아이처럼 움찔하네요. 물론 온라인으로 책을 사면 몇천 원 정도 할인의 효과를 볼 수 있으니 개인적으로 좋긴 한데 왠지 진주문고에 나쁜짓을 한 것처럼 마음이 편하지가 않은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결심을 했죠^^ 앞으로는 오프라인 서점을 애용하자! 온라인 서점의 비약적인 약진으로 오프라인 서점의 설 곳이 나날이 없어지는데 나 한 사람이라도 조그마한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 오프라인 서점을 사랑해 줍시다!
Posted by hyunil 댕글댕글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