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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나의 전속모델로서 이제 만난지 1년 하고도 반이 될려고 하는 시점이네요.

첫 느낌은 의아하고 당혹한 기분으로 다가 왔는데 지금은 아주 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첫 느낌이 이상했던 이유는 자신의 엄마를 부를 때 내 엄마라는 호칭을 쓰는것이 상당히 어색하게 들렸습니다. 물론 문법적으로 내 엄마가 맞는 말이긴 하지만 저에겐 우리라는 호칭이 훨씬 자연스럽거든요.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우리 집, 우리 나라 등등 항상 내 주위의 어느 누구를 지칭할 때 my라는 단어를 써 본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제 자신의 고정관념을 한 번에 깨뜨린 녀석이 이 녀석입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내 엄마라는 호칭이 조금 귀에 거슬리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지만 뭐라고 할 말도 없습니다. 내 엄마가 맞는 말이긴 하니까요. 아이에게 우리라는 문화를 설명하기엔 제 지식이 너무 미천하여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하빈이는 딱히 나무랄데 없이 밝고 건강한 마음으로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아이에 대한 마음 하나하나가 부러울 정도로 잘 대해 주어서 그런지 몰라도 어두운 그림자는 없고 항상 밝습니다. 궁금증도 많아서 항상 왜요? 왜요? 를 연발합니다. 최초의 질문이 또 질문을 낳고 또 질문을 낳는 현상이 비일비재하죠. 이 녀석이랑 대화를 하고 있으면 온 갖 잡다한 지식을 정확하게 잘 알고 있어야 하고 이 녀석 수준에 맞게 설명할 줄 아는 고도의 스킬도 필요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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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나무랄데가 별로 없지만 아이들만의 특징도 종종 나타납니다. 항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탱탱볼처럼 한시도 가만히 못 있지요. 일반적으로는 별 문제가 안되는데 차안에서도 방방 뜁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사과를 할 줄 모릅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듯 할 듯 하면서 우물거리고 맙니다. 입 밖으로 한 번 내뱉으면 끝나는데 제가 생각하기에 하빈이의 자존심이 그 단어를 말하는 걸 허락치 못하는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도 가고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보면 저절로 깨닫게 되겠죠.

아무튼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얼마전 차안에서의 대화때문입니다. 하빈이는 뒷 자석에서 잠을 청하고 있고 하빈이 엄마와 저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은 자신이 잠이 올 때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면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엄마에 대한 소유욕도 아주 강합니다^^) 조금만 이야기를 해도 악~소리를 지릅니다. 그래서 제가 저 녀석 언젠가는 버르장머리를 고쳐 놔야겠다라고 말을하고 하빈이를 보니 그냥 눈만 멀뚱멀뚱 뜨고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어려서 이해를 못했거나 못 들은 줄 알고 지나쳤는데 다음날 하빈이 엄마의 말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집에 도착하자 마자
하빈 : 엄마. 버르장머리가 뭐에요?
엄마 : 버르장머리는 버릇이 나쁜것을 말해.
하빈 : 엄마. 그럼 버르장머리는 어떻게 고쳐요?
엄마 : 그건 말을 해서 고칠 수도 있고 벌을 주거나 해서 고칠수도 있지.
하빈 : 말을 해서 고쳐져요?
엄마 : 응
하빈 : 그럼 쉽네요. 룰루랄라~
이 말을 듣고 좀 놀랍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차 안에서 제가 한 말이 정확히는 모르지만 자신에게 좋지 않은 말인것 같아서 그걸 마음속에 묻어 두고 있다가 집에가서 엄마에게 물어보고 말을 해서 고쳐진다니 아주 쉬운거라며 마음이 금방 풀려 밝게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해 보니 참 재밌더군요.

어른들이 무심코 하는 말도 아이들은 못 듣는게 아니라 듣고는 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묻어두는 경향이 있나봅니다. 낮 말을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고 앞으로 아이들 앞에서도 말 조심 행동 조심을 해야겠습니다.
Posted by hyunil 댕글댕글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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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긔나

    아~ 나도 처음 한국 갔을 때 my home이라고 하는 것이 익숙해서 '내 집'이라고 했더니 다들 의아해하더라- 이제는 어느세 '우리 집'이라고 하는 것이 익숙해졌지만:)
    하빈군은 이름도 얼굴도 귀엽고 똘똘하네~

    2008.05.31 09:04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즘 어린애들에겐 우리 보다 my가 더 자주 나오는 것 같던데...좀 안타깝기도 하고... 우리나라만의 정서같은게 점점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이러다가 우리나라도 파라과이처럼 높임말 자체가 없어지는 불길한 예감도 들구 ㅎㅎ

      쟤는 실제로 보면 진짜 귀여움 ㅋㅋ

      2008.05.31 10:46 [ ADDR : EDIT/ DEL ]
  2. 음..간만에 방문해보았습니다.
    한번 찍은 멋진 뽀샵발은 영원하다는 진리???가 갑자기 생각나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아이 얼굴도 얼굴이지만
    사진을 무쟈 잘 찍으시는 것 같애요 ㅋ

    2008.06.01 14:13 [ ADDR : EDIT/ DEL : REPLY ]
    • 반갑습니다^^
      아직 뽀샵질에 익숙치 않아서 후보정은 거의 안합니다. 대부분 포토웍스로 리사이즈 할 때 오토레벨 하고 끝입니다. 귀차니즘도 한 몫하지요.

      사진은 진짜 못 찍습니다. -_-;; 모델이 좋아서 그렇지요.
      하빈이는 사진찍어 놓으면 얼굴이 완전 뽀송뽀송합니다. ㅎㅎ

      2008.06.01 20:11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