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보니 하늘이 수상해서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았지만 등산배낭을 둘러 메고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등산배낭엔 양말 한 켤레와 pmp하나 달랑 들어있었죠. 이곳 저곳 쏘다니다가 결국 석갑산을 올랐습니다. 요즘 들어 예전보다 산의 해가 더 빨리 떨어지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7시 조금 넘어서 오르는데 벌써 어둑어둑 하더군요. 나름 굳은(아니 무른) 결심을 하고 산을 한 바퀴 돌려고 했으나 비가 올 것 같다는 핑계로 중간에서 내려왔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뒤도 안 돌아보고 올라갔지만 결국 지고 말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쓰레기를 비우고 공원을 산책했습니다. 집에서 나올때부터 이상한 냄새가 나서 옷을 살펴보고 이리저리 둘러 보아도 저한테 나는 냄새는 아닌것 같은데 동네 전체에 퍼져있는 냄새가 심히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문득 생각난게 얼마전에 알게 된 치자꽃의 향기가 떠올라 치자꽃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역시나 달콤한 향기가 맴돌고 있더군요. 공원 길을 한 바퀴 돌고 다시 강변으로 내려가서 걷는데 강변의 겨울초 심은 곳에 겨울초는 다 베고 포크레인으로 거름을 옮겨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동네를 휘어잡고 있던 이상야릇한 냄새의 범인을 찾고 말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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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핸드폰에 넣어둔 노래를 들으면서 거닐다가 문득 어릴적에 보았던 동화책이 생각이 났습니다. 정확한 제목도 기억이 나지 않고 내용도 생각이 나지 않지만 한 남자가 강가에서 무지개를 보고 그 무지개를 잡겠다는 일념으로 무지개를 찾아 다니는 내용의 동화책이었습니다. 빨주노초파남보 멀리서 보면 아름답고 신비롭게 보이는 무지개이지만 가까이에 가서 잡을려고 하면 절대 잡히지 않는게 무지개입니다. 나와는 다른 세상 다른 곳에서 그 만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무지개. 그 동화책 속의 무지개를 찾는 사나이가 꼭 저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이 가면 갈 수록 희미해지고 멀리 있을 수록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무지개. 때론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것 보단 조금 먼 곳에서 보는게 더 좋을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 줍니다.

나의 이중성을 자주 느끼는 요즘입니다. 마음이 편한 대로만 갈 순 없겠죠...
그래도 편한게 좋은데...아주 많이...딜레마네요...
Posted by hyunil 댕글댕글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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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를 찾고 계시나요. ^^v
    댕글님도 나이 드나보네요.
    ....................................................................

    어렷을때 이웃마을에 놀러갔는데,
    개집앞에 개밥이 소복히 쌓여 있더군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주인이 개를 많이 이뻐해서인가?
    아니면 개가 밥을 많이 먹는 놈인가?
    주인이 어디 멀리가서 한꺼번에 밥을 준것인가?
    그때 지나가던 할머니 한분이 말씀하시기를..
    "미친년이 개밥줬구만"
    그 집 누님 한분이 좀 오락가락 하신다고 하더군요.;;;
    .......................................................................
    하고 싶은 말은 이렇습니다.
    때론 단순한것이 정답일수 있다는 것입니다.
    살다보니 안되는 것은 안되더군요. ㅠ.ㅡ
    주제넘게 주저리주저리하고 갑니다.

    2008.06.17 17:35 [ ADDR : EDIT/ DEL : REPLY ]
    • 네^^ 저도 일단 마음가는대로 지내 보려구요.
      물론 다른 모든 사람에게 아픔을 주지 않는 전제조건이 있는 한에서 그렇게 해 보려고 합니다.
      rainbow님 항상 댓글도 주시고 도움도 주시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언제 광주에 가서 맥주 한 잔 쏠께요 ㅎㅎ

      2008.06.18 00:12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