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결혼을 해서 함양으로 간 선배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집 앞 호프집에서 간단하게 술을 마셨습니다. 금요일 밤이었는데도 손님은 아무도 없고 몇 몇 안주류는 아예 되지도 않더군요. 저녁을 먹기 전이라 요기가 되는 안주를 먹을려고 했는데 결국 알탕에 모듬꼬지 하나 시켜서 먹었네요. 술을 먹으면서 푸념으로 진주에서 맥주 한 잔 할 사람이 없다고 하자 마침 진주에 있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서 2명이 더 왔습니다. 덕분에 전 가끔 불러내서 맥주 한 잔 할 사람을 얻었지요.

그러던 중 "너 혹시 임성한 기억나나?" 라고 하는 물음에 '임성한?" 이러며 고개를 갸우뚱 거리다가 기억이 안난다고 했습니다. 학번을 물으니 내가 모를 학번이 아닌데 이상하게 기억이 안나더군요. 술을 먹어서 그런지 기억도 안나고 선배가 그 아이를 기억하냐고 묻는 이유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서 바로 쓰려졌습니다. 맥주 2500cc를 먹은 것 같은데 빈속이라 그런지 완전 비틀거리면서 집에 도착해 정신없이 잤었죠.

그러던 중 일요일 오후에 친한 후배 녀석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산청휴게소인데 잠깐 얼굴이나 보자고 하면서 연락이 왔는데 목소리가 기운도 없고 안 좋아보이더군요. 집 앞에 온 녀석이랑 밖에서 담배 한 대를 피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햄 성한이 죽었어요."라는 하는 녀석의 말에 며칠 전 선배가 물었던 물음이 생각나고 성한이의 얼굴이 바로 기억이 나더군요. 순간 멍한 느낌과 함께 잠시동안의 정적이 흘렀습니다.

과 후배이긴 하지만 제가 군대간 해에 들어온 녀석이라 과 후배라는 기억보다는 나와 절친한 후배녀석의 방돌이로 더 생생하게 기억되는 녀석은 볼 때마다 저 녀석의 자유롭고 부지런한 삶을 나도 본받아야 할 텐데라는 마음을 가지게 만드는 그런 녀석이었습니다. 건장한 신체를 가지고 건강한 체력과 건강한 영혼을 가진 멋진 놈이었죠. 대한민국을 도보로 한 달동안 돌아다니고 온 나라를 두 발로 돌아다니길 좋아했던 녀석이 어느날 노가다를 하더니 비싼 자전거를 한 대 사서 잔저거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하더군요. 7, 80년대 유행했다던 무전여행을 2000년대에서도 하고 다닌 넉살좋고 멋진 후배였죠. 누구보다 건강하게 오래 살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산청에서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하네요. 후배 녀석은 부처님 오신날 새벽 5시에 경대장례식장에서 나간다고 해서 그 곳에 가는길에 잠시 들렀더군요.
안타깝다라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결혼을 안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 일까요? 그 녀석의 안타까움 보다 남겨진 반 어린아이들의 충격이 생각나는것은 왜 일까요? 안타까움과 씁쓸함이 교차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제대로 자신이 원했던 걸 할 수 있는 시간인데....
하늘에서도 원했던 자유로운 여행을 열심히 하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Posted by hyunil 댕글댕글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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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전에 같은 작업실 여자 후배 하나가 기억나는군요. 명복을 빕니다.

    2008.05.13 12:12 [ ADDR : EDIT/ DEL : REPLY ]
  2. 비밀댓글입니다

    2008.05.13 22:21 [ ADDR : EDIT/ DEL : REPLY ]
  3. 흙.. 슬프다. 내 남친 베스트푸렌드도 3년 전 쯤 자전거 타다 버스에 치여서 저세상으로 갔는데 말이지... 조심해야대...

    2008.05.15 10:17 [ ADDR : EDIT/ DEL : REPLY ]